만성 기관지염은 단순히 오래가는 기침과 가래로 끝나는 질환이 아닙니다.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기침과 점액 배출이 2년 연속 나타나면 ‘만성 기관지염’으로 진단되며, 이는 COPD(만성폐쇄성폐질환)의 한 형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원인에는 장기간 흡연, 미세먼지·황사, 직업성 먼지·화학물질 노출, 반복적인 호흡기 감염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관지 점막이 두꺼워지고 점액 분비가 늘어나 기도 폐쇄가 악화됩니다. 효과적인 관리의 핵심은 ‘약물 치료+생활습관 교정+환경 관리’의 삼박자입니다. 이 글에서는 특히 운동, 식단, 치료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병원 진료를 받으면서도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세부 전략을 제시합니다.
운동(유산소·호흡훈련·환경조절)
운동은 단순한 체력 유지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만성 기관지염 환자의 폐활량을 높이고, 호흡 근육(횡격막, 늑간근)을 단련하며, 면역력을 강화합니다. 유산소 운동은 하루 30~40분, 주 4~5회가 기본입니다. 걷기는 초보자에게 가장 안전하며, ‘말은 가능하지만 노래는 부르기 힘든’ 정도의 강도가 적당합니다. 자전거 타기나 수영은 호흡 조절 훈련과 동시에 심폐 지구력을 높여주고, 수영은 따뜻하고 습한 공기 환경에서 기도 건조를 방지합니다. 호흡훈련은 복식호흡과 입술 오므리기 호흡이 대표적입니다. 복식호흡은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며 배가 부풀어 오르게 하고, 입술 오므리기 호흡은 숨을 내쉴 때 입술을 가볍게 모아 길게 내쉬는 방식입니다. 이 두 가지는 공기 포획을 줄이고 호흡 효율을 높여, 운동 시 숨 가쁨을 완화합니다. 환경조절은 운동 효과를 배가시킵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나 추운 날씨에는 실내 운동으로 전환하고, 실내 온도는 20~23℃, 습도는 40~60%로 유지합니다.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는 필수지만, 필터 관리가 소홀하면 오히려 세균·곰팡이 노출 위험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근력운동 병행이 필요합니다. 다리와 코어 근육이 강화되면 걷거나 계단 오를 때 호흡 부담이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월푸시·스쿼트·밴드 로우를 주 2회 추가하세요. 무리하지 않되, ‘매일 조금씩’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식단(항염영양·수분·식습관)
식단은 만성 기관지염 관리에서 약물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염증을 낮추고 면역을 강화하며, 점액 배출을 원활하게 합니다. 항산화 식품은 기관지 점막 손상을 줄입니다. 브로콜리·시금치·케일 같은 녹황색 채소에는 비타민 C·E, 카로티노이드,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해 염증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과일 중에서는 감귤류·블루베리·키위가 좋습니다. 단백질은 손상된 점막 회복에 필수입니다. 체중 1kg당 1~1.2g의 단백질을 섭취하며, 지방이 적은 육류·생선·두부·콩류를 고르게 배분합니다. 등 푸른 생선에 들어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항염 효과가 입증되었습니다. 수분은 하루 1.5~2리터 이상 섭취합니다. 점액을 묽게 하고 가래 배출을 돕습니다. 미지근한 물, 보리차, 무카페인 허브차가 적합합니다. 아침 기상 직후, 운동 전후, 취침 전은 필수 섭취 시간대입니다. 피해야 할 음식도 있습니다. 가공육·튀김·패스트푸드·탄산음료·고당분 디저트는 체내 염증 반응을 높이고 체중 증가로 호흡 부담을 줍니다. 카페인·알코올은 탈수를 유발하니 섭취를 제한하세요.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경우, 야식·과식·매운 음식은 기침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저녁은 가볍게 하고 식후 2~3시간 이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습니다. 예시 식단: 아침 – 귀리죽+블루베리+아몬드, 삶은 달걀 / 점심 – 현미밥, 두부브로콜리볶음, 연어구이 / 간식 – 배 1쪽·호두 / 저녁 – 닭가슴살 샐러드, 렌틸콩 수프, 통밀빵 1쪽.
치료(약물·흡입기·예방접종·모니터링)
만성 기관지염의 치료 목표는 증상 완화, 악화 방지, 폐 기능 저하 속도 완화입니다. 약물치료는 기관지 확장제(SABA/LABA, SAMA/LAMA), 흡입형 스테로이드(ICS), 거담제, 필요 시 항생제를 포함합니다. 이 중 흡입제 사용법이 특히 중요합니다. 사용 순서는 ①숨을 편히 내쉰 후 ②흡입기 작동과 동시에 깊게 들이마시고 ③5~10초 숨을 참은 뒤 ④천천히 내쉽니다. DPI(분말형)는 빠르고 깊게, pMDI(분사형)는 스페이서를 사용하면 효과가 더 좋습니다. 사용 후 입안을 물로 헹궈 구내 부작용을 줄입니다. 환경치료로는 금연이 최우선입니다. 간접흡연도 피하고, 직업상 먼지·화학물질에 노출될 경우 보호 마스크를 착용하세요. 예방접종은 독감 백신(매년)과 폐렴구균 백신(65세 이상 또는 고위험군)을 권장합니다. 자가 모니터링도 필수입니다. 아침·저녁 기침·가래 상태, 활동 시 숨가쁨 정도를 기록하고, 가래 색이 노랗거나 초록색으로 변하거나 양이 늘면 즉시 진료를 받습니다. 가정용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사용해 SpO₂가 평소보다 떨어지면 경고 신호로 인식하세요. 정기검진은 분기마다 폐기능검사(PFT)를 받고, 약물 순응도를 점검해 치료 계획을 조정합니다.
만성 기관지염은 한 번 악화되면 회복에 오래 걸리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폐 기능 저하가 빨라집니다. 하지만 운동, 식단, 치료라는 세 축을 꾸준히 지키면 증상 악화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지킬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하루 10분 호흡운동·물 8잔·가공식품 줄이기’부터 시작해 보세요.